유가 하락, 미국 오일·가스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저유가 상황, 석유 저장 용량 부족 악재 겹쳐
2분기 자본 지출 감소 가속화, 하반기 오일가스 산업 전망 불확실성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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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에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미국 오일·가스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분기부터 2분기 사이 최소 35%의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자본지출(CapEx)은 하락으로 치우쳐 있지만 오일·가스 산업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매우 불확실하다.

오일·가스 부문 투자의 중요성

미국 기업 고정투자(Business Fixed Investment)에서 오일·가스 부문의 중요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오일·가스 기업은 유정을 시추하고 완공하는데 1조2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원유 생산량이 14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오일·가스 부문의 미국 비주거용 기업 고정투자(Nonresidential Business Fixed Investment) 점유율은 평균 6.4%로 2000년에서 2009년 사이 점유율의 약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 접어들면서 다수의 업스트림 기업들은 과도한 부채 부담과 과잉 공급이 계속되는 시장 속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점점 회의적이 됐으며,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붕괴 이전에도 많은 기업은 2019년에 비해 연간 자본 지출을 10~15%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저유가 상황, 석유 저장용량 부족 악재 겹쳐

코로나19 확산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원유 공급 급증으로 인해 WTI 가격은 2020년 2월 배럴당 50~55달러에서 3월 말 20달러까지 떨어졌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오일·가스 기업들이 새로운 유전을 시추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유가는 46~52달러인데 현재 유가(5월 28일 기준 33달러 수준)는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석유 선물 시장에서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은 저유가 기간 동안 일부 기업에 단기간에 걸쳐 어느 정도 여유를 제공할 수 있지만 많은 기업의 전반적 수익은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많은 기업이 석유 저장 최대 용량에 도달함에 따라 기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제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은 2019년 4분기 하루 1억 배럴 이상에서 2020년 2분기에는 7600만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정유시설은 훨씬 적은 양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어 2020년 5월 셋째 주 기준 미국의 정유시설 가동률은 69.4%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4월 20일 석유 선물 시장에서 마이너스 유가를 형성하는데 원인이 되기도 했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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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IA(2020.5.20.)

2분기 자본 지출 감소 가속화

최근 기업들은 2020년 기존 계획한 투자보다 20%에서 많게는 100%까지 축소 발표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전년대비 투자는 약 4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2분기 자본 지출 감축이 전면적으로 진행되면서 유전 활동은 매우 빠르게 중단되고 있고 물리적인 저장 공간 제약에 대한 우려는 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많은 기업은 추가 감축까지 여지를 둔 상태이다. 그러나 WTI 가격이 3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고 전망이 개선된다면 올해 말에는 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댈러스 연준은 2분기 오일·가스 산업 자본 지출이 약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6년 1분기(WTI 가격이 마지막으로 붕괴된 과거 시기)와 1986년의 석유파동 기간 내 지출 감소보다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미국 오일가스 시추작업 및 투자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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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Baker Hughes, 댈러스 연준(2020.5.)

지출 감소는 미국 리그 수 변화에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육상 리그의 수는 3월 6일 768대에서 5월 8일 359대로 감소했다. 일부 기업은 즉시 리그 운영을 중단할 수 있지만 어떤 기업들은 시추업체와 일정 기간 계약을 체결해 시추 활동을 하기 때문에 1~2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리그 수가 감소할 것이다.

오일·가스 부문의 미국 고정투자에 대한 영향

오일·가스 부문 자본 지출 감소는 2020년 2분기 미국 고정투자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에너지 부문의 투자 감소만으로 2분기 미국 고정투자가 6.1% 감소할 것이며, 오일·가스 부문 자본 지출 감소에 따른 영향은 유가 폭락 시기인 2014년에서 2016년 당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래 도표는 분기별 고정투자 성장에 대한 오일·가스 부문의 기여도를 나타낸다.

<미국 고정투자 중 오일·가스 부문 기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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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국, 댈러스 연준(2020.5.)

전망 및 시사점


비교적 유가변동에 대한 영향이 적은 미드스트림 기업들도 자본지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많은 수의 미드스트림 기업들이 3월 초부터 자본 지출 수정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유가 하락이 빠르게 미드스트림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수송 용량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재무 유연성을 유지하고 생산 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본 지출을 줄였기 때문에 평균 자본지출은 초기 계획보다 30% 가까이 감소했고 2019년과 비교해 45% 이상 감소했다.

<미드스트림 기업별 2020년 자본지출 증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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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il Price(2020.5.)

오일·가스 산업 투자 감소는 진행 중 또는 계획 중인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져 우리 관련 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인 R씨는 평균 수준보다 더 많은 투자 삭감을 발표하는 기업은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라는 추측이 가능하므로 그 기업에 대한 투자는 면밀하고 조심스럽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한 오일·가스 산업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장애물이 되기도 하지만 기회를 창출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현재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 중에 있으며, 산업의 하락세가 기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하반기 오일·가스 부문 투자는 유가 기대감, 글로벌 저장 용량 및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상황과 이로 인한 세계 오일 소비량에 미치는 결과가 기업들의 계획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고서는 오일·가스 부문의 매우 불확실한 전망을 이야기한다.
기업들의 갑작스런 지출감소는 업계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일어났다. 미국의 오일 생산 증가율은 기존 유정들의 가파른 생산량 감소율 때문에 이미 하향 평준화 단계에 있는 반면, 시추 둔화로 인해 미국 생산량이 향후 몇 년 안에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도달하기 위해 업계가 고군분투할 가능성이 높다.

본고는 [EIA, 댈러스 연준, 통계국, Washington Post, CRS Insight, E&E News, Offshore Magazine, Alrerian, KOTRA 달라스 무역관 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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